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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기 삼성 그랑데 AI 건조기 ‘무늬만 1등급?'

인기몰이 중인 삼성 그랑데 AI 건조기가 ‘무늬만 1등급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국내 건조기 중 유일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받았지만 실제로 써보면 1등급을 받은 ‘표준건조’ 코스에서 빨래가 완전히 마르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어서다. 그랑데 AI 건조기는 지난 1월 29일 세탁기와 함께 출시된 제품으로, 인공지능 기술로 사용자의 사용 습관과 세탁물의 상태를 분석해 최적의 코스를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출시 후 지난 주말까지 누적 판매량 8만5000대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랑데 AI 세탁기 6만5000대를 포함하면 삼성 그랑데 AI 건조기·세탁기는 무려 15만대나 팔렸다. 삼성전자는 그랑데 AI 건조기의 인기 비결 중 하나로 ‘국내 유일의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건조기’라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폭염으로 에어컨 이용이 증가하면서 ‘전기료 폭탄’ 경험을 갖고 있어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에너지소비효율을 꼼꼼하게 따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국내에서 유일한 1등급 건조기인 그랑데 AI 건조기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제로 써본 일부 소비자는 ‘1등급’에 의문을 제기한다. 여러 건조 코스 중 1등급을 받은 ‘표준건조’ 코스로 빨래를 말렸을 때 건조시간이 더 오래 걸리거나 완전히 마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 소비자는 한 건조기 커뮤니티에 “표준코스로 건조기를 돌리면 종료 후 빨래가 다 안마른다. 바지 2개 돌렸는데 허리춤이랑 뒷주머니 부분이 약간 축축한 느낌이 있다”는 사용 후기를 남겼다. 이 표준건조는 기본코스(디폴트)로 설정돼 있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표준건조의 건조성능과 건조시간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자 ‘AI맞춤건조’ 코스를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홈페이지에서 ‘그랑데 AI 건조기 건조 약해요’라는 제목으로 건조가 약한 증상 시 해결 방법을 안내했다. 표준건조가 약할 때는 건조 정도 3으로 설정 후 동작시키고 건조가 종료됐을 때 건조를 한 번 더 진행하라는 것과 AI맞춤건조 코스로 돌리고 건조 정도 버튼을 눌러 4로 변경 후 동작시키라는 것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표준건조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받아놓고 2등급 수준인 ‘AI맞춤건조’ 코스를 사용하라고 하는 것은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해 3월 처음 적용된 건조기의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시험항목에 ‘건조시간’이 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건조성능을 낮춰 건조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시험기준이 되는 건조 정도만 맞출 수 있으면 1등급을 받을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AI맞춤건조는 초반에 히터로 100도가량의 고온열풍을 냈다가 히트럼프 방식으로 이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건조하는데, 표준건조는 전기를 많이 먹는 히터가 꺼지기 때문에 건조가 잘 안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것”이라며 “성능이 낮은 표준건조로 1등급을 받아 대대적으로 마케팅하고 불편하면 2등급인 AI맞춤건조을 쓰라고 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전문가는 “세탁기나 건조기는 세탁하고 건조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도 전기가 적게 먹히면 높은 효율을 받을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도 이런 기준으로 등급을 준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 건조성능과 건조시간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표준코스에서 잘 마르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삼성전자 측은 “빨래가 뭉치거나 겹쳐 덜 마른 부분이 생기는 경우는 모든 건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상관없이 가끔 올리는 것”이라며 “또 표준코스가 업계의 다른 건조기 대비 특별히 느린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또 빨리 건조되지 않을 경우 AI 코스 사용을 권한 것에 대해 “건조기가 통상 겨울철 외기 온도가 낮을 경우 건조에 필요한 온도까지 올라가는데 오래 걸리기 때문에 히터 기능을 둬 예열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 히터 기능이 일반적인 건조 상황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무늬만 1등급’ 비판에 대해서는 “업계 최대 용량의 컴프레서와 열교환기, 일체형 건조통 설계 등 설계를 근본부터 다시 해 1등급을 어렵게 땄다”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건조기는 국가기관이 정한 규격에 따라 에너지소비효율 1급을 획득한 국내 유일 제품”이라며 “이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경쟁사가 근거없는 비방을 일삼는 것은 시장에 혼란을 줄 뿐”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05.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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